유(儒)란?
『설문해자(說問解字)』를 비롯한 여러 字典을 보면 유(儒)는 유(柔), 유(濡),윤(潤)이라고 설명되어있다. 유(柔)는 부드럽다는 뜻이고, 유(濡)는 스며들다,젖다는 뜻이 있으며, 윤(潤)은 물에젖다(붇다), 윤택하다는 뜻이다. 세 글자모두가 젖다와 관련이 있는데 이것이 곧 옛 어진이가 가르친 도(道)를 배우고익혀서 자기 몸에 젖게 한다는 뜻으로 풀이 할 수 있다. 이러한 사람을유(儒)라 했고 유(濡)에는 “선비”, “학자”라는 뜻도 들어있다. 더 넓게해석하면 “사람의 도리를 익혀 자기 몸에 젖게한 뒤 부드러운 모습으로 남을가르쳐서 마치 하얀 종이에 물이 스며들듯이 상대방의 마음속에 가르침이젖어들게 하는 사람이라는 뜻이 크고 자기수양이며 자기 몸을 닦는 일로 남을편안하게 하는 일은 유교사상의 바탕이 된다.
유교란 무엇인가
유교(儒敎)는 사상이라는 측면에서 유학(儒學)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따라서유교라는 말은 자연스럽게 종교적 의미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개념으로인식된다. 그러나 유교가 종교인가라는 질문에 쉽게 “유교는 종교다”라고말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유교가 종교인가”에 대한 논란은 오랜 세월동안끊이지 않았다. 종교 학자들 사이에는 유교를 종교로 분류하는 사람도 많지만,일반 사람들은 유교는 전통문화이고 윤리규범이며 철학사상이라고 생각하는경향이 강하다. 어느 한쪽의 주장을 옳다고 말하기 전에 이러한 생각을 갖은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유교에 접근하는 다양한 관점 가운데일반인에게 가장 익숙한 것은 아마도 유교를 하나의 종교라기보다는정치철학이나 윤리규범으로 취급하는 관점일 것이다. 이러한 견해는 유교가인간 중심적이고 현실주의적 내용을 내포하기 때문에 상당한 설득력을 갖는다.그러나 이것은 유교의 한 부문만을 강조한 것으로 절대적인 주장이라고 하기는어렵다. 물론 유교는 특정한 인물을 정점으로 조직된 교단도 없고, 종교 기능을담당하는 사제도 없으며, 신이라든가 내세관 등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유교는 오랜 세월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을 제공하고 삶의지침을 알려 준 사상 체계였으며, 진리를 추구하며 구도자의 삶을 살았던성인(聖人)을 배출했고, 인의예지(仁義禮智)와 같은 도덕적 이념을 경건하게뛰어넘어 종교적 관점으로 접근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유교는전통문화요 사상이며, 생활철학이면서 종교이고, 정치 이념이면서교육이념이기도 한 것이다. 즉, 유교는 하나의 명칭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종합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유교를 포괄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으로어떤 표현이 있을까?
첫째, 유교는 사랑의 철학이다.
가까운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을 미루어 먼 사람까지 사랑하고, 인간을 사랑하는마음으로 사물을 사랑하는 데까지 이르는 것이다. 자기 가족만을 사랑하는편협한 가족주의에 머무른다면 올바른 유교의 사랑이 아니다. 인간만 사랑하고만물을 마음대로 살생하고 이용하는 것도 유교의 이념과 배치된다. 자기 부모를사랑하는 마음으로 이웃 어른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을 미루어 모든사물을 사랑하는 것이 올바른 유교의 사랑이다.
둘째, 유교는 변화의 철학이다.
유교의 토대는 지금『주역(周易)』이라 일컫는 철학이다. 역은 세 가지 원리를포함하고 있는데, 변역(變易), 불역(不易), 이간(易簡)이 바로 그것이다.‘번역’은 우주와 그 속을 채우는 삼라만상은 끊임없이 변한다는 뜻이다.역(易)이라는 글자는 해(日)와 달(月)로 이루어져 있다. 해와 달이 합해 역이되었고, 해와 달이 쉴 새 없이 움직이고 갈마들듯이 이 세상 모든 것은 바뀐다.역은 또 음양(陰陽)이라고 한다. 우주 만물은 음과 양으로 이뤄진다. 음과 양이갈라지고 합하고, 성하고 사그라지고, 없어지고 자라남에 따라 삼라만상은나타나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한다. 역은 변하고 바뀌는 것을 뜻한다고 했지만,변하는 중에도 변하지 않는 줄기가 있고 바뀌는 중에도 바뀌지 않는 대목이있다. 이것을 ‘불역’이라고 한다. 해와 달이 운행하고 춘하추동이 차례로갈마드는 그 원칙처럼 인가 사회에서도 살아가는 큰 줄기는 변하지 않는다.그것이 변하면 이세상은 끝나고 만다. 하지만 이러한 역의 원리는 알기 어려운것이 아니라 쉽고 간단하기 때문에 ‘이간’이라고 한다. 원리에 순응하면 복이오고, 원리를 거역하면 재앙이 온다는 단순하고 쉬운 논리다.
셋째, 유교는 인간중심의 사상이다.
하늘과 땅 사이에 온갖 생물이 살아가고 있지만 인간이 가장 귀하다고생각한다. 그리고 인간이 귀한 이유를 도덕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유교는 사상 체계에서 윤리 도덕이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고, 그 실천에중심점을 두기 때문에 학자들은 더러 유교를 철학이라기보다 윤리 사상이라고단정하는 수도 있지만, 이런 주장은 윤리 사상이 뿌리박고 있는 철학적 기반을간과한 결과이다.
넷째, 유교는 현세적(現世的)인 사상이다.
다시 말해 경험할 수 있고 증명될 수 있는 것에만 관심을 쏟는다. 공자는비이성적이고 비현실적인 괴기한 일, 육체에 의존하는 힘, 합리성을 잃는 난동, 증명되지않는 신(神)의 존재 등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그리고 내세라든지 사후세계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자로(子路)라는 제자가 귀신에 대해 묻자공자는 “사람도 제대로 섬기지 못하는데 어찌 귀신을 섬길 수 있겠는가”라고핀잔을 주었고, 죽음에 대해 묻자 “삶을 알지 못한다면 어떻게 죽음을알겠는가”라고 답했다. 유교는 철저한 현세 위주, 현실존중의 사상이라는 것을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현세 중심적 사상 때문에 유교는 사회, 정치에 대한참여 의식이 강하고 도덕을 바탕으로 한 이상 국가 건설을 지상 목표로 삼기도한다.
공자(孔子) : 기원전 551년~기원전 479년. 유가철학의 비조(鼻祖) 유교의시조(始祖)로 떠받들어지는 고대 중국의 정치가, 사상가. 이름은 구(丘), 자는중니(仲尼). 세계 4대 성인의 한 사람. 노(魯)나라 사람으로 여러 나라를주유하면서 인(仁)을 정치와 윤리의 이상으로 하는 도덕주의를 설파하고 덕치정치를 강조함. 3,000여 명의 제자를 길러 내고, 『시경』과 『서경』 등의 중국고전을 정리했으며 그의 언행을 기록해 놓은 『논어』가 있음.
다섯째, 유교는 실천을 중심으로 한 도덕철학(道德哲學)이다.
유교는 학문을 중시하지만 지식으로서의 학문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천으로완성되어야 진정한 학문으로 간주한다. 또한 모든 문제의 원인은 인간의도덕성이라고 본다. 사회가 혼란한 것도 인간의 도덕성에 문제가 생긴 것이며,이익을 추구하거나 개인주의가 발달하는 것도 인간의 도덕성에 결함이 생긴것으로 간주한다. 따라서 인간의 도덕성을 회복하여 그것을 실천할 수 있다면많은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여긴다.